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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언자(A Prophet)> 리뷰 – 감옥에서 왕으로, 절망의 벽을 뚫고 떠오른 예언 영화 리뷰 – 감옥에서 왕으로, 절망의 벽을 뚫고 떠오른 예언감옥이라는 세계, 그리고 한 청년의 진화프랑스 누아르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 는 2025년 재개봉을 맞아 다시금 관객의 심장을 조용히 압박하고 있다. 이야기는 사회의 가장 낮은 위치에서 출발한다. 말리크는 부모도, 학력도, 언어도 없는 19세의 북아프리카계 청년이다. 그는 6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되지만, 그곳은 단순한 형벌의 공간이 아니라 생존의 전장이자 성장의 무대다.그는 코르시카 마피아의 수장 루치아니에게 첫 살인을 명령받고, 그 일 이후 충직한 부하로 간택된다. 그러나 말리크는 단지 충성만 하는 하수인이 되지 않는다. 그는 언어를 익히고 다양한 인종 그룹과 교류하며, 비밀스럽게 자신의 세력을 키워간다. 마지막엔 마피아조차 예측하지.. 2025. 4. 14.
영화 <어른 김장하(A Man Who Heals the City)> 줄거리, 인물 조명, 메시지, 감상 포인트 영화 리뷰 – 조용한 기적이 도시를 바꾼다말없이 실천해온 '진짜 어른'의 기록2025년 4월 재개봉한 다큐멘터리 는 경남 진주라는 지역사회에서 60년 넘게 한약방을 지켜온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어른’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주인공 김장하 선생은 얼굴도 이름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누구보다 단단하고 묵직하다.그는 전 재산을 기부하고, 청소년 교육, 인권, 환경 문제에 힘을 보태며,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향해 조용한 손을 내밀었다. 광고나 인터뷰조차 사양한 채, 늘 일상 속에서 실천했던 그의 삶은 마치 도시의 뿌리처럼 묵묵하고도 강했다. 이 영화는 그런 한 사람의 일생을 따라가며, 우리가 잃어버린 ‘어른다움’을 되새기게 만든다.감독의 시선과 삶을 기록하는 방식박소현 .. 2025. 4. 14.
영화 <자전거 탄 소년(The Kid With A Bike)> 리뷰 – 상처를 안은 아이와 조건 없는 수용의 기적 영화 리뷰 – 상처를 안은 아이와 조건 없는 수용의 기적상처 입은 소년과 기댈 수 있는 어른2025년 4월 16일 재개봉하는 벨기에 영화 은 감정을 절제한 리얼리즘 안에서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상처와 회복 가능성을 포착하는 작품이다. 2011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11살 소년 시릴과 그를 묵묵히 받아주는 미용사 사만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시릴에게 자전거는 단순한 탈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상징이며, 자신이 버림받지 않았다는 믿음의 끈이다. 그 끈이 끊어졌을 때, 아이는 분노와 절망 속을 질주한다. 하지만 사만다는 아이를 조건 없이 품어주고, 그 곁에 남아준다. 이 영화는 소년이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받아들임’의 윤리를 묻는다.다.. 2025. 4. 14.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Bridget Jones: Mad About the Boy)> 리뷰 – 다시 시작하는 여자의 진짜 이야기 영화 리뷰 – 다시 시작하는 여자의 진짜 이야기브리짓의 또 다른 시작, 그리고 성장영화 는 2025년, 다시 한번 우리 곁으로 돌아온 브리짓의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하는 마크를 잃고 혼자가 된 브리짓은 두 아이를 키우며, 다시 사회로, 다시 사랑으로 나아간다.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브리짓 존스’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은 여전히 어설프고,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데이팅 앱에서 만난 연하남과의 설렘, 복귀한 방송국에서의 고군분투, 아이들과의 갈등과 화해,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이 가진 무게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브리짓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고 웃고 울며 관객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는다.감독 마이클 모리스의 선택이번 시리즈는 마이클 모리스(Mich.. 2025. 4. 14.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돌들이 말할 때까지> 리뷰 – 침묵이 끝나는 순간,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리뷰 – 침묵이 끝나는 순간,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다영화 소개와 여성의 목소리2024년 개봉한 는 제주 4·3 사건의 억울한 여성 생존자 다섯 명의 목소리를 담은 김경만 감독의 다큐멘터리다. 침묵을 꿰뚫는 이 증언들은 피해자의 자리에서 증언자의 자리로 이동하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윤리적 지평을 넓힌다.양농옥, 박순석, 박춘옥, 김묘생, 송순희는 1948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억울하게 수감되었고, 수십 년간 고통의 기억 속에서 침묵해왔다. 영화는 이들이 70여 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는 과정까지 담아낸다.감독은 인터뷰 장면을 넘어서, 생존자들이 직접 형무소 자리를 찾아가 증언하는 장면을 배치하며 강한 여운을 남긴다. “말하는 것 자체가 용기인 시대가 있었.. 2025. 4. 12.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오사카에서 온 편지〉, 국경 너머에서 이어진 4·3의 기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리뷰: 기억은 국경을 넘는다국경 밖의 4·3, 망명자의 편지는 제주 4·3 당시 가족을 잃고 일본으로 피신한 여성 생존자의 삶을 따라간 다큐드라마다. 폭력과 검거를 피해 섬을 떠났지만, 조국에서도 외면당한 채 오사카에서 살아간 그녀는 끝내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한다. 편지는 그녀가 침묵 대신 택한 유일한 발화 수단이며, 영화는 이를 통해 망명자의 오래된 슬픔과 단절된 기억을 꺼낸다.역사의 외곽, 말해지지 않은 존재들제주 밖에서 4·3을 경험한 사람들, 특히 일본으로 건너간 디아스포라 생존자들은 지금껏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이 영화는 그런 이들의 존재를 복원하며, 4·3을 '섬 안의 이야기'로만 규정했던 기존 시선을 깨뜨린다. 피해자는 육지와 일본까지 흩어져 있었고, 국.. 202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