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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마루타〉, 731부대의 참혹한 실험을 고발하다 (원제: Men Behind the Sun / 黑太陽 731, 1988)

by SharpSummary 2025. 4. 9.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마루타>, 731부대의 참혹한 실험을 고발하다

 

마루타 영화 포스터

 

<마루타>(원제: Men Behind the Sun, 1988)는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범죄를 고발한 충격적인 영화로, 홍콩의 모우 둔페이(牟敦芾) 감독이 연출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 하얼빈 인근에 존재했던 731부대에서 자행된 생체실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전쟁이 인간성과 도덕성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직시하게 만든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 ‘마루타’라는 제목으로 개봉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볼까

오늘날에도 여전히 과거사 청산 문제는 동아시아 정세에서 중요한 화두다. <마루타>는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라, 역사적 증언의 무게를 지닌 ‘경고’의 성격을 갖는다. 극단적인 잔혹 묘사를 통해 고통을 전달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이 작품은 전쟁범죄를 ‘기억해야 할 역사’로 새기려는 시도다.

줄거리 요약

일본군 청소년 병사들이 ‘교육’이라는 명목 아래 만주 731부대로 배치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은 민간인과 포로를 대상으로 한 생체 실험, 동상 실험, 압력 실험 등 잔혹한 장면을 직접 목격하며 점점 ‘무감각’해져 간다. 실험 대상자는 마치 물건처럼 ‘마루타(木材)’로 불리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철저히 무시된다. 영화는 그런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냉정하고 건조하게 그려낸다.

역사적 배경

731부대는 1936년부터 1945년까지 운영된 일본 관동군 산하의 생물무기 실험 기관으로, 하얼빈 근교에 위치하며 수천 명의 중국인, 러시아인,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자행했다. 이 부대는 전후에도 책임자 다수가 처벌되지 않았으며, 미국과의 협상으로 면죄된 인물도 있었다. 이 영화는 그 불편한 진실까지 건드리고자 한다.

영화와 실제 사건의 거리

대부분의 장면은 실화에 바탕을 두었으며, 당시 생존자의 증언과 기록을 참고해 고증되었다. 다만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출적 과장이 있는 부분도 있다. 특히 실제 시신을 해부하는 장면은 논란을 불러왔으며, 영화사상 가장 잔인한 작품 중 하나로 회자된다.

언론과 관객의 평가

개봉 당시 대부분의 나라에서 상영이 제한되거나 금지되었고, 비인간적 묘사에 대한 비판과 ‘용기 있는 고발’이라는 평가가 극명히 엇갈렸다. 한국에서도 논란이 많았지만, 731부대의 실체를 처음 접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는 지금도 ‘전쟁범죄 고발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

감독 모우 둔페이는 “전쟁범죄는 잊혀져선 안 되며, 우리는 끝까지 증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의 폭력성과 잔혹성에 대해 “진실이 훨씬 더 끔찍했기 때문에,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영화는 그의 신념처럼, 상영 자체가 하나의 저항이었다.

한국 현대사 속 이 사건의 의미

731부대는 한국인 피해자도 존재하는 국제적 전쟁범죄의 현장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가 자행한 잔학 행위를 직시하고, 과거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교육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마루타>는 역사적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망각에 저항하는 기억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