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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항거: 유관순 이야기〉, 옥중에서도 꺾이지 않은 열일곱의 외침

by SharpSummary 2025. 4. 9.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항거: 유관순 이야기>, 옥중에서도 꺾이지 않은 열일곱의 외침

 

영화 – &lt;항거: 유관순 이야기&gt; poster

 

조민호 감독의 <항거: 유관순 이야기>(2019)는 1919년 3.1운동 이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 열사의 옥중 1년을 중심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수많은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들 가운데에서도 이 영화는 ‘옥중 항거’라는 구체적인 시점과 공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17세 소녀의 비폭력 저항이 어떻게 공동체를 일깨우는 불꽃이 되었는지를 담담하고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

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볼까

유관순은 교과서 속 상징적인 인물로만 기억되곤 하지만, 그 실체는 매우 구체적이고 치열했다. <항거>는 ‘순결한 소녀’라는 이미지를 넘어, 옥중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저항의 주체로서의 유관순을 그린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그가 옥중에서 외친 자유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오늘날 우리의 언어로 다시 되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줄거리 요약

1919년, 3.1운동을 주도한 유관순(고아성)은 일제에 의해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다. 고문과 협박, 굶주림 속에서도 그녀는 동료 수감자들과 함께 3.1운동 1주년 만세 시위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계속되는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그녀의 모습은, 함께 갇힌 여성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용기를 안겨준다.

역사적 배경

유관순 열사는 1902년 충청남도 천안에서 태어나, 이화학당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다. 그해 4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됐고, 3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다. 형무소 내에서도 만세를 외치다 고문으로 인해 1920년 9월 28일 옥사하였다. 이후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으며, 그녀의 이름은 오늘날까지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영화와 실제 사건의 거리

<항거>는 유관순의 옥중 기록과 동료 수감자들의 증언, 형무소 문서를 기반으로 서사를 구성했다. 극적인 과장을 최소화하고, 한 인물이 옥중에서 어떤 태도로 시간을 견디고 저항했는지를 조용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등장인물과 사건의 대부분은 실화에 기반하되, 수감자들의 연대 장면 등은 감정의 입체화를 위한 장치로 쓰였다. 결과적으로 사실과 정서 모두를 충실히 담아낸 역사극으로 평가받았다.

언론과 관객의 평가

<항거>는 개봉 당시 상업적으로 큰 흥행은 아니었지만, “가장 진정성 있는 유관순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고아성의 절제된 연기와 여성 수감자들의 다층적인 감정선은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고,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냈다”는 언론의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형무소 내 고요한 긴장감과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외침은 관객에게 강한 여운을 남겼다.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

조민호 감독은 “순결한 이미지로 고정된 유관순을 ‘주체적인 인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단지 희생이 아닌, 능동적인 저항과 연대를 이야기하고자 했으며, 특히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감독은 “유관순은 외로움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 외쳤던 사람”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 현대사 속 이 사건의 의미

유관순의 옥중 항거는 3.1운동이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는 저항의 흐름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녀의 죽음은 단지 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여성 독립운동가의 존재와 역할을 기억하게 하는 상징이 되었다. <항거>는 그 상징을 되살리며, 우리에게 ‘항거’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오늘날에도 진실을 말하는 일이 고통스럽다면, 그 첫 목소리는 유관순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