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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아이 캔 스피크〉, 아픔을 넘은 용기의 언어

by SharpSummary 2025. 4. 9.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아이 캔 스피크>, 아픔을 넘은 용기의 언어

 

영화 – 〈아이 캔 스피크〉포스터

 

 

<아이 캔 스피크>(2017)는 위안부 피해자였던 이용수 할머니의 미국 의회 증언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피해자의 상처를 단지 과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말하는 용기’를 통해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김현석 감독의 연출과 나문희, 이제훈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역사와 개인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 영화다.

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볼까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이며, 이 영화는 그 상처를 고발하거나 분노로 그리는 대신, ‘증언’이라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기억하고자 한다. 지금도 용기 내어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시대에, <아이 캔 스피크>는 공감과 연대를 새롭게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줄거리 요약

구청의 민원왕 나옥분(나문희)은 하루도 빠짐없이 민원을 접수하는 ‘괴짜 할머니’다. 어느 날 젊은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가 민원실에 발령되며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지만, 옥분이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관계가 달라진다. 민재는 옥분의 열정에 감동해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하고, 점차 그녀가 왜 영어를 배워야만 했는지, 어떤 사연을 가졌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옥분은 미국 의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로서 증언하게 된다.

역사적 배경

2007년,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증언한 사건은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증언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하원 결의안 통과로 이어졌으며, 피해자가 ‘피해자’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하는 증언자’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바로 이 순간을 픽션으로 재해석했다.

영화와 실제 사건의 거리

영화 속 인물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지만, 이용수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주요 장면이 구성되었다. 증언을 위해 영어를 배우고, 법정 같은 공간에서 당당히 진실을 말하는 장면은 실존의 순간을 감정적으로 재현한다. 영화는 심각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가지만, 끝내 전달하고자 하는 진심은 결코 가볍지 않다.

언론과 관객의 평가

나문희는 이 작품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인생 연기를 선보였다. 관객들 또한 “웃다가 울게 되는 영화”, “세대와 국경을 넘는 감동”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있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넓은 관객층에게 진실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 영화로 평가된다.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

김현석 감독은 이 영화가 "결코 과거에 머문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 말했다. 증언의 힘, 그리고 언어의 힘을 통해 인간이 존엄을 되찾는 순간을 그린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한국 현대사 속 이 사건의 의미

피해자는 ‘말할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사회는 그것을 듣고, 기억하고, 반응할 책임이 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말하지 못했던 과거를 스스로 말함으로써 바뀌는 세계, 그리고 그 변화의 첫걸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도 ‘기억의 정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소중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