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으로 한 영화 – <봉오동 전투>, 독립군의 승리가 울려 퍼진 날

원신연 감독의 영화 <봉오동 전투>(2019)는 1920년 만주 봉오동 계곡에서 벌어진 독립군과 일본군의 실전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이긴 최초의 대규모 전투로 평가되는 이 사건은, 일제 강점기 조선 민중에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등 개성과 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참여해, 전쟁의 참상과 독립운동가들의 용기, 그리고 그들이 지키려 했던 삶의 가치를 스크린 위에 되살렸다.
봉오동 전투는 역사책 속 짧은 문장으로 남아있지만, 실제 그날의 승리는 수많은 이들의 전략과 희생 위에 이루어졌다. <봉오동 전투>는 그 숨겨진 서사를 영화적으로 되살리며, 강대국에 맞선 약자의 저항이 어떻게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다는 것은, 잊혀진 승리를 다시 기억하는 일이자, 오늘의 위기 속에서 필요한 용기를 되새기는 순간이기도 하다.
1920년 6월, 무장한 독립군 부대는 일본군의 공격을 유인하기 위해 봉오동 계곡에 매복한다. 지도자 황해철(유해진), 유격대장 이장하(류준열), 저격수 병구(조우진)를 중심으로 한 독립군은 정보 수집과 유인 작전을 치밀하게 준비하며 일본군의 침공을 기다린다. 한편, 잔혹한 일본군 부대는 조선 마을을 습격하며 독립군을 도발하고, 마침내 양측은 봉오동 협곡에서 정면으로 맞붙는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7일,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과 다른 독립부대들이 연합하여 만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격파한 실제 전투다. 이 전투는 독립군이 처음으로 일본군에게 명확한 승리를 거둔 사례로, 이후 청산리 대첩(1920년 10월)의 전초전으로도 평가된다. 일본군은 이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일제는 조선 내 독립운동 확산을 우려해 무차별 보복과 탄압을 강화하게 된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실제 역사에 기반하고 있지만, 등장 인물 대부분은 가상의 캐릭터다. 이장하, 황해철, 병구 등은 실존 인물 홍범도 장군이나 김좌진 장군 등의 독립운동가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인물들이다. 다만 전투의 전개 방식, 유인과 매복 전략, 독립군의 결속력 등은 실제 전투 양상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허구의 인물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실과 감동의 균형을 추구한다.
개봉 당시 <봉오동 전투>는 “무장투쟁을 스펙터클로 풀어낸 새로운 시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류준열과 유해진의 조화, 실전 같은 전투 장면, 탁월한 촬영 등이 인상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관객은 “감정선이 약하다”, “캐릭터의 서사가 단순하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독립군의 첫 승리를 대중적으로 조명한 최초의 시도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원신연 감독은 “이 영화는 승리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그 승리를 만들어낸 이들의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화 속 전투보다, 전투 이전에 있었던 희생, 두려움, 신념, 그리고 연대를 더 중요한 이야기로 보고자 했으며, 단지 ‘싸워서 이긴 전투’가 아니라, ‘어떻게 싸웠는가’를 보여주려 했다. 그 시선은 영화 전반의 서정성과 현실감을 통해 드러난다.
봉오동 전투는 무장 독립운동이 ‘실패만 거듭했다’는 인식을 바꾸는 결정적 사례였다. 독립군은 수적·무기적으로 열세였지만, 지형과 전략, 협력을 통해 일본군을 물리쳤고, 이는 이후 무장투쟁 노선의 정당성과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전투를 통해, 싸움의 방식과 더불어 싸움의 의미와 신념을 다시 생각할 수 있다. <봉오동 전투>는 그 모든 물음에 대한 시네마틱한 응답이자 역사적 기억의 환기다.